고고학자 출신. 젊었을 적 탐험가이자 모험가로 이름을 날리며 세계 각지를 탐사하고 각종 유물을 발굴해 고고학계에 경이로운 업적을 남겼다. 현재는 더 이상 '손에 흙을 묻히지 않고' 일선에서 물러나 대학에서 젊은 후학을 양성하며 여생을 보내고 있다. 영국 웨일스 지방 태생이며 1922년 현재 미국 아컴에서 거주 중.
외관
신장 177cm. 날카로운 이미지의 노신사로, 한때는 풍채 좋은 단단한 근육질의 몸이었으나 세월이 흘러 키와 근육은 쪼그라들고 피부는 나무처럼 거칠어졌다. 등은 조금 굽었지만 자세는 여전히 꼿꼿하다.
성격
학구열과 호기심이 강하며, 말보다 행동이 빠르다.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고민이 짧고 후회하는 법이 없다. 자신에 대한 신념이 상당히 두터운 편. 젊은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중요한 사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손녀가 있다. 이름은 「마가렛 스펠저」 통칭 "메기".만약 메기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루터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손녀를 위해 영혼이라도 팔 것이다.
소중한 물건
손녀에게 받은 「최고의 할아버지」 메달. 구리로 만든 것인데 늘 몸에 지니고 다닌다.
의미 있는 장소
고즈넉한 정원이 딸린 도시 근교의 작은 이층집(본인 소유)
특성치
근력
STR
45
민첩
DEX
50
정신
POW
60
건강
CON
50
외모
APP
45
교육
EDU
93
크기
SIZ
50
지능
INT
70
행운
LUC
35
전투 및 추격 능력치
체력
HP
10
마력
MP
12
이성
SAN
60
체구
BUILD
0
피해 보너스
DB
0
이동력
MOVE
5
근접전(격투)
FIGHTING
25
회피
DODGE
25
크툴루신화
CTHULHU
0
기능치
고고학
85
재력
60
자료조사
60
관찰력
55
심리학
50
역사
50
설득
45
과학(지질학)
45
언어(라틴어)
45
라이플(라/산)
40
감정
35
인류학
26
오컬트
25
동료 탐사자들
페넬로피 윌슨, 43세 여성, 퇴역군인
소개
퇴역군인. 세계 1차 대전 당시 해군에서 활약했다. 당시 계급은 주임원사. 소형 함선의 갑판장으로, 암호 해독과 함포 관리가 주 업무. 포격 소리에 귀가 멀어 독순술을 익혔다. 현재도 약간 난청이 있다.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대인관계는 협소한 편. 은퇴 이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조용히 연금을 받으며 살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부유하지는 않다.
외관
깔끔하게 빗어넘긴 더티블론드 헤어를 머리망으로 고정시켰다. 셔츠는 항상 빳빳하게 풀을 먹여 다림질 해두고, 칼라나 옷 소매도 해지거나 오래된 자국 같은 것은 보이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한다. 테가 가늘고 알이 작은 사각형 안경을 쓰고 있으며, 결벽적으로 깔끔한 복장에서 성격이 드러나 보인다. 녹색 눈은 지적이고 냉엄하게 반짝인다. 눈썹은 산이 조금 있는 편.
성격
군인이었던 만큼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이 적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자주 무시를 받곤 했기 때문에 여타의 군인들보다 훨씬 냉정하고 원리원칙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법률과 규칙은 사람과 달리 공명정대하기 때문에 개인을 배반하지 않기" 때문. 완벽주의자로, 상당히 까탈스럽고 깐깐한 성격. 완고한 것을 넘어 때로는 강압적으로 굴기도 한다. 보수적이며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간섭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편. 다소 사무적인 성격으로, 일에서 만난 사람은 비즈니스적으로만 대하며 깊이 마음을 터놓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루터와의 관계
아컴 토박이로, 어린 학생들의 등하교를 돕는 지역 자치모임 소속이다. 손녀가 걱정되기 때문인지 그저 시간이 남아돌기 때문인지 매번 손수 만든 정어리 샌드위치를 싸 들고 자치모임에 출석하는 루터와 자연스레 안면을 텄다.
리처드 '스마일리' 플린(Richard 'Smiley' Flynn), 27세 남성, 갱
소개
갱단 소속. 대학을 나오고 변호사가 될 뻔했으나, 재즈바와 칵테일바, 도박장에 일찍부터 취미를 붙인 바람에 질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어둠의 세계로 가버렸다. 본명보다 다른 약칭으로 더 많이 불리고, 본명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대개 로니Ronnie, 레지Reggie, 레니Lennie 등의 가명을 사용한다.
외관
검은 중절모와 롱코트, 검은 장갑. 맞춤 수트. 가까이 가면 희미한 시거 냄새가 난다. 키가 그리 큰 편은 못 되지만 근골격은 단단하게 잘 잡힌, 싸움깨나 했음직한 몸. 얼굴만은 멀끔하게 생겨서 종종 오해를 사는 경우가 있다.
루터와의 관계
미스캐토닉 대학 출신으로, 루터 교수의 교양수업을 들은 적 있다.
애비게일 막스(Abigail Max), 27세 여성, 역사 언어학자
소개
20세기 들어와 주로 영미 영어에 잠식당해 사라진 켈트어나 (현재는 방언의 형태로 남은) 영어의 기층이 된 고대/중세 언어를 연구하는 역사언어학도. 영국 출신. 다섯 살 적 형제와 헤어져 어찌어찌 먼 친척 집에 입양되어 어렵게 산 적이 있다. 열네 살 무렵 거부의 양아들이 된 오빠가 찾아옴으로써, 인생의 새 막을 맞은 인물. 애칭은 본인의 요구에 따라 흔히 쓰이는 것과 달리 '앨'이다.
외관
쇄골에 닿지 않는 선에서 깔끔히 자른 윤기도는 옅은 회색 머리칼. 차분한 녹안에 보통은 옅은 미소를 띤 표정을 유지한다. 아래로 늘어지는 귀걸이에 가볍고 단출한 차림새. 원시로, 안경은 필요시에만 쓴다. 큼직한 손끝엔 굳은살과 잉크가 배여있다.
루터와의 관계
전공분야를 연구하기 위해 고고학의 영역에 발을 들이고 루터 교수와 긴밀한 학문적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교수들의 소장서에 큰 관심이 있어 루터 교수의 적극적인 추천으로샌만모(샌드위치 만들기 모임)에 가입했다.
S1. 안녕, 마가레테예요!
# 시나리오 개요
화학자인 랑시 박사는 아내 없이 혼자서 네 살짜리 딸, 마가레테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2년 전, 마가레테의 천식 때문에 박사는 다니던 연구소를 그만두고 시골인 오쉘 지방으로 내려갔습니다. 그 후로 가끔씩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약 4개월 전부터 갑자기 모든 연락이 뚝 끊기고 맙니다. 주립 아동 복지국에서도 마가레테가 돌연 다니던 유아원을 그만두고 보호자와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간 랑시 박사는 물론이고 그의 딸 마가레테와도 종종 저녁을 함께할 정도로 친분이 있었던 루터 스펠저 교수는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 마가레테의 선물을 사들고 시골 오쉘의 박사네를 방문할 계획을 세웁니다. 그 과정에서 랑시 박사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던 애비게일 막스, 페넬로페 윌슨 양도 이 짧은 여정에 합류하게 되고, 오쉘 지방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마찬가지로 박사에게 개인적인 용건이 있었던 리처드 플린을 만납니다. (랑시 박사의 망나니 동생이 갱단에게 큰 빚을 지고 튀었기 때문에, 플린은 그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파견되었습니다.)
네 사람은 랑시 박사와 마가레테를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하며, 기차에서 내려 택시 한 대를 잡아타고 박사의 집으로 향합니다. 아래의 노트는 그 날 네 사람이 겪었던 일에 대한 루터 스펠저 교수의 개인적인 기록물입니다.
#1
「1922년, 달리는 택시에서 본 오쉘 지방의 풍경 스케치」
ㅡ 밀밭, 밀밭, 밀밭... 그리고 과수원. 오렌지 나무의 달큰한 냄새가 풍긴다. 평화롭고 고즈넉한 풍경이다. 역에서 시내로 가는 교통수단이 없어 젊은 친구들과 함께 택시를 잡아탔다. 기사는 적당히 수다스럽고 친근한 양반이다. 가까운 도시 도슨에서 수년간 유전이 발견되어 모두 그쪽 지방으로 옮겨간 탓에 오쉘에는 늙은이들만 남았다고 한다. 곧 마가레테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심장이 다 떨리는군. 그 조그만 아이가 못 본 새 얼마나 더 자랐을지... 선물을 마음에 들어 해야 할 텐데.
#2
우편배달부 아저씨께 :
집에 사람이 없을 때에는 사라 아주머니네에 맡겨 주세요.
사라 아주머니 네 주소 - 언덕 아래 3번가, 파란 지붕.
ㅡ 박사의 집은 언덕 위에 위치해 근처의 밀밭과 과수원이 모두 내려다보이는, 넉넉한 규모의 1층짜리 건물이었다. 그러나 정문과 후문, 창문까지 모두 단단히 걸어잠긴데다, 창틀에는 먼지가 수북하다. 사람이 다녀간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최소한 두 달 이상 방치된 것처럼 보이는데... 초인종 아래에 마가레테가 쓴 것처럼 보이는 빛바랜 낡은 쪽지 한 장이 붙어있었을 뿐이다. 랑시, 대체 어디로 간 겐가? 감이 좋지 않다. 그저 지나친 기우이길 바랄 뿐... 젊은 친구들이 벌써 언덕을 내려가고 있다. 노인네를 몹시도 혹사시키는군.
#3
「뱀 두 마리가 기묘하게 매듭처럼 또아리를 틀고 몸을 엮고 있는, 가로세로 7cm 크기의 목각 펜던트. 」
ㅡ 과수원 울타리 주변에 커다란 십자가상이 세워져있었다. 그곳에 바쳐진 공물들 사이에서 발견한 것이다. 십자가 고상과 공물 바치기 풍습이야 시골에서 으레 볼 수 있는 흔한 미신이건만... 이런 문양은 나로서도 처음 보는 종류의 것이다. 어느 토착신의 상징이지? 몹시 흥미롭다.
ㅡ '사라'는 랑시 박사의 가정부였다. 두 달 즈음 전에 갑자기 '더 이상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통보를 받고 쫓겨나다시피 나왔다고 한다. 랑시, 자네 정말 야반도주라도 한 겐가?
#4
《아빠와 마고의 보물찾기 규칙》
1. 마고는 보물과 보물 찾기 힌트 쪽지를 집 여기저기에 숨긴다!
2. 아빠는 열심히 보물을 찾아야 한다!
3. 보물을 찾으면 게임이 끝!
ㅡ 사라에게 받은 열쇠로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마가레테가 쓴 것으로 보이는 쪽지가 현관 앞에 떨어져 있다. 랑시, 그 친구가 제 딸은 정말 끔찍이도 아꼈었지...
ㅡ 현관 맞은편에 랑시 박사와 사라가 찍힌 가족사진이 걸려있다. 여기에도 랑시 부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군.
#5
「손잡이에 D라는 이니셜이 새겨진 열쇠」
ㅡ 말년에 이게 도대체 무슨 개고생인지, 원. (노트에 피가 묻었다. 흥분한 듯 급하게 휘갈겨 쓴 글씨가 이어진다.) 서재에 뱀문신을 한 사내가 숨어있었다. 공물들 사이에서 발견한 펜던트와 정확히 같은 상징이다. "어머니를 위하여!" 놈이 정신을 차리자마자 내뱉은 말이다. 눈은 회백색으로 번들거리고 이와 혀는 새까맣게 변색된... 그는 이 집이 '어머니의 집'이라고 말했다. 그 뜻에 대해 좀 더 캐물었어야 했는데... 이 염병할 천둥벌거숭이들이 뭐라고 말을 붙여보기도 전에 놈의 손가락을 날려버리는 게 아닌가! 이게 대체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제 발로 기어들어온 광신자를 인터뷰할 절호의 순간을 놓치다니,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이미 한참 전에 이지를 잃고 저 아래 무저갱으로 굴러떨어진 자들을 고작 폭력으로 굽히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 천하의 무지몽매한... (한참 동안 욕설이 이어진다.)
ㅡ (...) 놈은 결국 자신이 믿는 '어머니'를 부르짖으며 그 자리에서 끓어오른 것처럼 숨이 멎었다. 그 자가 발음한 이름은...
니오그타: 이 단어는 소리내어 발음하지 말 것. 주술적인 힘이 느껴진다.
#6
안녕, 마가레테예요!
우리 엄마 사진을 찾아냈네요!
맞아요, 그건 우리 아빠의 '또 다른 보물' 중의 하나예요.
엄마는 날 낳고 얼마 안 되어서 돌아가셨어요.
듣기로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었다고 해요.
아빠는 엄마에게서 그런 특별함을 물려받아서,
나도 아주 특별한 사람이 될 거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아빠는 내가 평범한 여자아이여도 좋대요.
인생은 행복한 게 제일이라고요!
다음 쪽지는 거실에 있어요! 힘내요!
ㅡ 랑시 박사의 가족앨범을 찾아냈다. 그리고 우리 모두, 랑시 부인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몹시 왜소한 체격에 음산한 인상,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큼지막한 화상 흉터... 한 쪽 눈은 실명된 것처럼 보인다. 과연, 이래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인가. 사진 속에서 그녀와 끌어안고 있는 랑시 박사는 무척 행복해 보이는 얼굴이다...
ㅡ 마가레테는 이 쪽지를 누구에게 쓴 거지?
#7
루스와 난 도슨에서 만났다. 거기에서 석유가 발견되어, 막 시추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안에 묻힌 액체의 양이나 품질을 확인해달라는 의뢰로 갔을 때였다. 황무지에, 기억을 잃고 화상을 입은 채로 쓰러져 있던 여자. 난 그녀와 가까워졌고, 곧 결혼했다. 그녀는 많은 나날을 괴로워했지만, 가끔 남들은 볼 수 없는 것들을 보곤 했다. 찬장 안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나, 가까운 미래에 닥쳐올 일들 같은 것들. 정말 현명한 여자였다. 자기 이름조차 잊어버린 여자가 어떻게 그토록 현명할 수 있었을까.
ㅡ 오, 이런. 용서하게, 랑시. 자네의 사적인 기록을 훔쳐볼 생각은 없었네만...
#8
안녕, 마가레테예요!
이건 내 보물이에요!
또 다른 보물로는 아빠랑, 사라 아줌마랑, 살아있는 엄마가 있어요.
아빠는 살아있는 엄마를 아무한테나 보여주지 않아요. D룸에 가면 나랑 아빠랑 엄마가 서로 만날 수 있어요.
만나려면 약간의 준비가 필요해요. 살아있는 엄마는 살아있는 음식만 먹거든요.
예전에는 내 토끼를 잡아먹었어요. 난 아주 많이 울었는데, 엄마가 토끼보다 좋으니까 이젠 괜찮아요.
먹는 얘기를 하니까 배가 고파요. 식당에 과자 상자가 있는데, 그걸 찾으면 다른 얘길 또 해 줄게요. 안녕!
ㅡ 마가레테의 보물은 핑크색 유니콘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흔들침대였다.
ㅡ 끙... 아무래도 윌슨 양의 응급처치가 단단히 잘못된 게 분명하다. 종아리에 꼭 치약을 바른 것처럼 따끔거리는데...
ㅡ '살아있는' 엄마라니. 내가 알기로 그녀는 분명 오래전에 죽었다. 아니, 그렇다고 전해 들었다고 정정해야겠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9
또 그 자들이 왔다. 이번에야말로 지킬 수 없을지도 몰라.
전부 빼앗기게 된다면, 적어도 마고만이라도... 내 모든 걸 걸어서, 마지막 수를 남겨두는 수밖에.
ㅡ 부엌 찬장에서 찾은 레시피 북의 가장 뒷장에 휘갈겨 적은... 랑시 박사의 글씨체가 분명하다. 이 보물찾기 놀이가 랑시의 '마지막 수'인가?
#10
안녕, 마가레테예요!
이 쪽지를 쓰게 된 건 아빠가 보물찾기를 하자고 해서예요.
항상 내가 말을 꺼내고 아빠가 보물을 찾는 거였는데,
이번엔 다른 사람이 보물을 찾는다고 생각하고 써 보라고 했어요!
아빠가 휘파람을 불면 난 얼른 보물을 숨기고,
집에 오는 무서운 사람들은 우리 놀이를 모르니까 보물을 못 찾을 거예요!
이번 힌트는 두 개예요! 내가 하나, 아빠가 하나.
내가 숨긴 힌트는 내 방에 있어요. 아빠가 숨긴 힌트는 아빠 방에 있고요!
힘내요, 이제 거의 다 왔어요!
ㅡ 아무래도 마가레테의 놀이방이 따로 있는 것 같다. 마가레테와 랑시는 어떻게 된 거지? 이제는 차라리, 둘 다 무사히 몸을 피했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내 예감이 맞다면, 두 사람은 아마...
#11
「세르펜트 사의 석유 시추 공사의 채권
10년 전, 사라 모리스, 40달러」
ㅡ 세르펜트, 라틴어로'뱀'이라는 뜻이지. 그래, 처음부터 시추공사 자체가 함정이었어. 진짜 목적을 가리기 위한 구색 맞추기였군.
#12
누가 이 글을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여기까지 오면서 얼추 어떻게 된 사연인지 눈치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내 아내 루스는 평범한 여자가 아닙니다.
나는 10여년 전, 세르펜트라는 회사가 석유 시추 작업을 하는 현장에 의뢰를 받아 내려갔습니다.
어째서인지 이미 시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그 유전은 거의 유전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채산성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공동 대부분은 물이 가득 차 있었고, 소량 나오는 기름도 별로 질이 좋지 않았습니다.
나는 거기에서 루스를 만났는데, 몸 절반에 화상을 입고 쓰러진 여자였습니다. 그녀는 기억 상실이었는데, 미래를 보거나 투시 능력 따위의 기묘한 힘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끌려 결혼했고, 우리 사이엔 딸이 태어났습니다.
그래요. 내 보물. 마가레테 말입니다.
루스와 만난 때로부터 십 년이 지났습니다.
'그들', ... 두 갈래 뱀을 믿는 자들, '공모자들'은 니오그타 라고 하는 고대의 어떤 존재를 믿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집단입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시추장 아래의 사원에서 오랫동안 봉인되어 있었던 무언가 를 깨우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위의 공동에서 물이 흘러 들어갔고, 여자의 몸에 그 무언가를 강림시키려던 그들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다시 한번 그 계획을 진행시키기 위해 물을 퍼낼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시추 작업을 진행헀던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실패한 줄 알았던' 의식은 이미 성공하여, 물이 사라진 사원은 텅 비어있었습니다.
공동에서 물이 흘러들어와 발생한 사고로 '공모자들' 이 죽었다고 판단한 루스는, 기억을 잃은 채 '기묘한 힘'을 얻어 나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물을 다 퍼낸 십 년 후, 몇 달 전에 와서야 그 무시무시한 집단이 알게 된 것입니다.
그 힘은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고작 몇 살 되지도 않은 어린아이를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오..
미안하다, 마가레테. 미안하다, 미안해. 내가 네게 해줄 수 있는 건 이런 것밖에 없구나.
하지만 꼭 아빠가 구해줄게, 내 보물.
ㅡ 랑시 박사가 이 유서를 쓸 시점에, 마가레테는 이미 '공모자들'에게 잡혀간 것인가? 박사는 분명 무슨 조치를 취해놓았을 것임이 틀림없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지? 방 꼴이 이게 뭔가? 랑시, 자네는 대체 어디에 있나? 죽은 건가? 마가레테, 그 어린 것을 남겨두고? 대답 좀 해보게!
ㅡ 제발, 자네가 그 아이를 어떤 식으로든 지켜냈기를 바랄 뿐이야, 빌어먹을.
#13
안녕, 마가레테예요!
드디어 다 왔어요!
아빠가 여러분에게 이 주문을 꼭 알려 주라고 해서,
D 룸에서의 주문을 알려줄게요.
이아 이아 니오그타 오멘 니아툴루 파탄,
이아 니오그타 로토스 오멘 카스투스 파탄.
한 글자도 잊어버리면 안 돼요! 꼭 이대로 말해야 해요!
그러면, 모든 게 다 괜찮아질 거라고 했어요! 아빠는 마가레테에게 거짓말 안 해요!
마가레테도 아빠를 사랑하니까, 그대로 써 두는 거예요!
P.S. 식량고랑 세탁실은 신경쓰지 마세요. 고양이가 못 들어가게 문을 닫았어요.
ㅡ 랑시가 주문을 '말하라고' 했다고? 내가 가진 모든 지식을 동원해도 이 주문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실마리조차 잡을 수 없다. 하다못해 내 연구실에 다녀올 수만 있다면...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우리에게는 D룸의 열쇠가 있고, 그 사내를 죽인 치기 어린 젊은이 두 명은 아무래도 쪽지의 내용을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막스 양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도 아마 나와 같은 불안을 느끼고 있겠지. 등골이 쭈뼛해지는 감각은 무척 오랜만이군. 그리울 정도야. 세상에는 인간의 힘으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이, 목숨을 잃는 것보다 더욱 끔찍한 저주가 존재한다. 저 두 친구는 전혀 믿는 눈치가 아니지만... 이거 큰일이군.저 두 얼간이들이 섣불리 행동하게 두어서는 안 돼.
#14
「분필과 피, 소금과 유황으로 그려진 복잡한 도형」
ㅡ (흥분과 분노를 억누르며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글씨체가 이어진다.) 랑시 박사는 죽었다. 자신을 제물로 바쳐, 그를 대신해 마가레테를 구하러 갈 니오그타의 종복들을 만드는 것이 그의 마지막 선물이자 저주였다. 빌어먹을 놈들, 요즘 젊은 것들은 노인네 말이라면 그저 귀부터 틀어막고 딴청을 부려대기 바쁘니...
ㅡ 아아, 어머니! 위대한 니오그타여, 카스투스의 주인이여! 나를 제물로 바쳐 맹세하오니, 적색 별이 타올라 사라지기 전에 우리가 당신께 도달하리이다!